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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실험

[리뷰] 기계계의 빨간약 WD-40으로 할 수 있는 8가지

시끄러운 문의 소음을 제거할 때도, 녹슨 기계를 닦을 때도, 자전거를 정비할 때도, 기름때를 없앨 때도 이것을 찾는다. 그 이름도 유명한 WD-40. 최고라는 의미의 ‘와따40′, ‘더블유디’, ‘따블디’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릴만큼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라 ‘기계계의 빨간약’이라고도 한다. WD-40에서는 이 제품의 용도 2000가지를 리스트로 정리해뒀는데,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8가지를 추려서 소개한다.

1. 오래된 문 소음 제거

문을 여닫을 때마다 ‘끼익’하고 소리가 난다면 경첩에 녹이 슬었을 수 있다. 이럴 때 WD-40을 소량 뿌려주면 소음이 사라진다.

 

2. 껌, 스티커, 접착제 떼기

WD-40은 끈적끈적한 접착제를 표면에서 분리시키는 최고의 청소용품이다. 껌, 라벨이나 마스킹테이프, 접착제잔여물 등을 제거할 수 있다. 액체를 분사하고, 마른 천이나 브러시, 안 쓰는 칫솔로 문지르면 된다.

 

3. 딱딱한 가죽안전화를 부드럽게

WD-40으로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다. 새신발이나 오랜만에 신는 가죽신발은 뻣뻣해서 발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런 경우 WD-40을 가죽 위에 뿌린 다음 마른 천으로 신발을 문질러주면 된다. 신발에 긁힌 자국을 닦는데도 유용하며 가죽 가방, 야구글러브 등 등 가죽으로 된 다른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다.

 

4. WD-40은 자전거에 적합한가? (논쟁중)

자전거를 취미로 타는 동호인들은 정비도 직접 하는 경우가 많은데, WD-40을 방청제와 윤활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가 뻑뻑할 때 이걸 뿌리면 부드럽게 잘 나간다는 것이다.

WD-40을 자전거에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론자들은 "지금까지 수년간 이 제품을 써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제품명에도 ‘윤활제’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고, 반대론자들은 "처음 뿌리면 잠시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WD-40이 기름을 제거하는 디그레서(degreaser)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윤활유는 별도로 사용해줘야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니 이 글에서 감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며, WD-40 중 자전거용 제품도 있다는 사실만 짚고 넘어가자.

자전거용 WD-40 ⓒ WD-40
자전거용 WD-40 ⓒ WD-40

5. 야외용 공구 녹슮 방지

WD-40은 이미 생긴 녹을 제거하는 동시에 녹슮을 예방하는데도 쓴다. 삽, 갈퀴, 괭이, 톱 등 야외에 보관하는 농기구는 습기에 노출되기 쉬워 녹이 잘 슨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구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WD-40를 뿌려두면 녹슮을 예방할 수 있다. 금속 표면을 얇게 코팅한다는 느낌으로 뿌려주면 된다.

 

6. 옷에 묻은 기름때 제거

WD-40은 접촉한 물체에서 기름을 빼내는 디그리서(degreaser)다. 의류에 사용하면 기름때를 제거할 수 있다. 액체를 분사한 다음 옷을 박박 문질러 얼룩을 빼내면 된다.

 

7. 녹슨 가위 부드럽게 만들기

WD-40은 녹을 없애는데 탁월하다. 가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 WD-40을 두 가위날 사이의 접합부에 뿌린다. 그런 다음 가위를 쥐고 조금씩 움직여주면 액체가 흡수돼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해도 가위날이 여전히 뻑뻑하다면 가윗날이 만나는 부분의 나사를 풀어 WD-40을 뿌려준다.

 

8. 청소용 : 스틸, 세라믹 찌든때 제거

WD-40은 냉장고, 가스레인지,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주방에 있는 스틸 제품의 먼지와 오물을 제거하는데도 쓸 수 있다. 액체를 뿌린 다음 기름이 녹아내리면 행주로 닦아내면 된다.

욕실 세면대, 욕조, 변기에 있는 얼룩을 제거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WD-40을 뿌린 다음 화장실용 솔이나 스펀지로 닦아내면 된다. 단, 여기에 살균제는 들어있지 않으므로 살균이 필요하다면 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왜 WD-40일까?

WD-40은 포스트잇처럼 얼떨결에 위대해진 발명품으로 꼽힌다. NASA 산하의 로켓-케미컬 사는 1953년 우주선 기체와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방청제를 개발하고 있었다. 39번째 실험까지는 번번히 실패였다. 마침내 40번째 시도에서 탁월한 성능의 제품이 나왔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WD-40(Water Displacement, 40th formula)이다.

개발 당시만 해도 일반 소비자들에 판매할 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성능이 워낙 좋다 보니 직원들이 몰래 집에 가져가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정도로 유용하다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팔아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회사는 1958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 성공. WD-40이 불티나게 팔리자 회사 이름도 아예 WD-40으로 바꿨다. 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120개국에서 연간 3억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사진=위키하우]

글 / 이혜원 (won@i-db.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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