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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백 번은 족히 지나왔을 터널. 그런데 이 안을 한 번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 아마 대부분 창문 올리고 휙 지나가기 바빴을 거다. 그러다 문득 궁금했다. 터널 안에는 어떤 게 있고, 또 비상구는 어디로 이어질지. 그래서 직접 가봤다. 기왕 보는 김에 지난해 완공된 우리나라 최장 도로 터널, 인제양양터널(10,965m)을 찾았다.
터널 관계자의 협조를 구해 가장 깊숙한 터널 중앙에서 탐험을 시작했다. 여기서 터널 내부를 살펴보고 탈출까지 시도해볼 계획. 약 11km 길이 터널의 한가운데라니, 여기서 탈출하려면 어디로 가든 5.5km는 걸어야 할 판이라 벌써 폐소공포증이 도질 지경이다. 터널에 내려선 첫인상은 축축했다. 시원하고 습한 건 자연 동굴과 비슷한데 자동차 배기가스가 뒤섞여 어딘가 찐득하다. 온몸에 배기가스 미스트를 듬뿍 뿌리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