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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최저가보상제 TOP3
클리셰처럼 보여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저가보상제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1997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벌써 20년째다. 최저가보상제 탄생 20주년을 맞아 국내 유통업계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최저가보상제 사건 3가지를 꼽아본다.
1위 : 롯데마트 최저가 10배 보상제 (2003년 7월)
바야흐로 2003년, 최저가보상제 거품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대형마트, 항공권, 도서에서도 도입하자 ‘무용론’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업체들이 홍보하는 것만큼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때 마트 업계 3위 롯데마트가 초강수를 뒀다.
롯데마트는 2003년 7월, 자사 제품이 반경 5km 이내 인근 할인점보다 비쌀 경우 10배를 보상해준다고 발표했다. 반응은 파격적이었다. 작정하고 마트를 돌며 비싼 제품을 신고해 보상금을 챙기는 ‘가파라치’까지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2003년 7월 첫달에만 1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8~11월에도 월평균 8000만원씩 보상금을 썼다.
파격적인 마케팅 공세는 4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12월부터는 신고건당 마일리지 3000포인트를 보상해주는 것으로 전환했다. 최저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도입했으나 전문신고꾼이 기승을 부려 보완했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2위 : 이마트 최저가 보상제 최초 도입 (1997년 5월)
세계 최초로 최저가 보상제를 시작한 건 미국의 월마트요, 한국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1997년 5월 분당점에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했다. 지금이야 온라인쇼핑이 주를 이루며 전국 단위로 가격 비교가 이뤄지지만, 당시엔 지역이 비교 대상이었다.
이마트 분당점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다른 소매점에서 자사보다 싸게 판매하는 것을 발견할 경우 차액을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동시에, 해당 제품의 가격을 낮췄다.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 차액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같은 시도는 가격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혔다.
경쟁업체들도 손놓고 있을 수 없었다. 킴스클럽도 최저가 전쟁에 가세했다. 이들은 구입하지 않고 신고만 해도 사은품을 주고 가격을 내렸다. 이에 질세라 프라이스클럽도 80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다.
최저가 보상제의 불씨는 금세 다른 업종으로 번졌다. 같은해 홈쇼핑업계에서도 최저가보상제를 도입했고 1999년에는 항공권, 2002년에는 인터넷서점, 2004년에는 아파트 분양권에서도 최저가 보상제가 등장했다.
3위 : 300→1000%, 숙박앱 최저가 大戰 (2016년 1월)
숙박예약 업계에서는 최저가 보상률 대첩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1월 8일 숙박앱 선발주자 ‘야놀자’는 최저가 300% 보상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사흘 뒤인 11일, 후발주자 ‘여기어때’는 500% 보상을 내걸고 업계 최고 보상률로 맞섰다. 그러자 ‘야놀자’는 19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1000% 보상제를 실시한다고 정정했다. 불과 열흘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B2B 산업재 시장에도 최저가보상제 등장
마트에서 시작된 최저가보상제는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겨갔다. 이제는 안 하는 곳이 없을 정도다.
오프라인에선 지역이었다면 온라인에선 경쟁 채널이 비교 대상이다. 티몬은 같은 소셜커머스인 위메프와 쿠팡을 최저가 비교 대상으로 두고 예스24는 인터파크도서, 알라딘 등 도서사이트와 가격을 비교해서 더 비쌀 경우 차액을 보상한다.
도입 초기와 달라진 또 한가지는 이제 현금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곳은 없다. 각 사이트의 마일리지나 제도를 포인트를 리워드로 지급한다. 보상금만 빼먹고 도망가는 체리피커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포인트를 자사몰에서 쓰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는 B2B 산업재 시장에도 최저가보상제가 등장했다. 산업재 전문 온라인 쇼핑몰 아이마켓은 11월 30일부터 연말까지 최저가 150% 보상제를 실시한다. 공구, 측정용품, 계측기기, 안전용품 등 산업재 전문몰에서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는 것은 아이마켓이 처음이다. 산업재 시장에 최저가라는 화두를 던진만큼, 경쟁 업체들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글 / 이혜원
(won@i-db.co.kr)| 작성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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