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와이비소프트] 자본금 0에서 시작해…한국 헬스케어의 도약을 꿈꾸다
회사명 | 와이비소프트 | 업종 | 제조업 |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홍죽일반산업단지 | 수익모델 | 휠체어 제조 및 판매 |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생각하며 창업을 준비하지만, 실제로 창업을 이뤄낸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 쏟아지는 아이디어와 이를 구체적으로 사업화하기까지. 와이비소프트의 유영배 대표는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그 결과 사무실 벽장을 빼곡하게 채운 32개의 개인 특허에 2015년 10월 미래창조과학부의 모의크라우딩 펀딩대회 1위, 혁신적 제조기업에게 주어지는 페스트펭귄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와이비소프트의 대표 사업인 낙상방지 휠체어는 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제품이다. 이미 프랑스를 비롯한 국외 9개 나라와 MOU 체결은 물론이고, 네오스프링으로부터 15억의 자금 지원도 받은 상태다. 한국의 휠체어 산업 규모를 약 300억 원 대로 추산했을 때와 비교해보더라도 상당한 수치다. 현재 양주 홍죽일반산업단지에서 제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유영배 대표를 만났다.
낙상방지 휠체어 시제품 앞에 선 와이비소프트 유영배 대표
Q. 첫 창업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문화교육원에서 게임 개발을 공부했어요. 전공을 살려 작업을 하기보다는, 제 이름으로 만든 게임을 내고 싶었죠.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에 온라인 게임이 한참 붐이었거든요. 회사 생활을 아예 안 하고 창업을 한 건 아니었어요. KT에서 IPTV를 개발하는 업무도 해봤죠. 그런데 제가 회사 체질은 아니더라고요. 아버지가 해운업을 하고 있어서 가업을 이으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온라인 어린이 영어 학습 프로그램 개발, 피시방, 색깔을 인식해 종이나 스마트 기기 위에 바로 채색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컬러 터치펜, 단어 암기 어플리케이션 등 아이템은 많았습니다. 이 중에서 실제 사업화에 성공한 것도 있고, 아이디어만으로 남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성공적이었어요. 투잡으로 문을 열었던 피시방 사업이 유일한 실패작이었죠. 물론 모든 사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이전 사업을 실패해서 창업에 도전했다기보다 스스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Q. 와이비소프트를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게임을 만들던 당시에는 초기에 20억 투자를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때 당시 벤처 거품이 일던 때와 겹치던 시기였어요. 초기 투자 비용으로 3억 원을 받은 후에 업체에서 자금 공급을 미루고 사업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같이 준비하던 직원이 넥슨으로 가 런칭했던 게임이 ‘택티컬 커맨더스’라는 게임입니다. 넥슨으로 들어오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직접 게임을 만들어 런칭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 제의는 포기했습니다.
게임 개발을 위한 자급 조달을 위해 당장 수익이 나오는 사업을 하다 보니, 다양한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단어 암기 어플리케이션이 성공한 후 삼성 그룹의 다양한 앱을 제작하는 외주 업체로서 일하기도 했고, 2011년쯤엔 IoT 개발에도 나섰어요. 그런데 유망직종이라는 IoT가 가능성만 있고 실질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결국 저는 제 아이디어를 실현 시킬 아이템을 찾았어요. 그때 스마트 컬러 터치펜을 개발했죠. 5개의 컨소시엄 기업이 나타났고, 300억 정도 투자금액도 받아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어요. 그렇게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나 했더니, 이번엔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받는 실리콘밸리 기업에 나타났어요. 지원을 약속했던 기업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고, 결국 제품 개발에 이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모든 것이 절망적인 시기였어요.
Q. 그럼 어떻게 휠체어 제조업에 뛰어들게 되었나요?
우연히 TV에서 휠체어 낙상사고에 대한 뉴스를 봤어요. 병원에서 휠체어를 타다 넘어져 사상 사고가 난 건에 대한 소송이었어요. 휠체어를 탈 때 잠금장치를 사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 환자들은 몸이 불편한 것도 있고 해서 잠금장치를 잘 이용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사고에 대한 후유증은 어마어마한 거죠. 아내가 간호사라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휠체어 낙상 사고로 고관절 손상이 올 확률이 높다고 해요. 이럴 경우 6개월 안에 생존률이 40%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있는 만큼 단순 사고 이상의 생명 위험을 느꼈어요. 사례를 찾다 보니, 낙상사고와 관련한 의료 분쟁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때부터 였을 거에요. 휠체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게. 100년 동안 휠체어 디자인은 달라지지 않았더라고요. 그럼 휠체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사고 지점을 다시 찾기 시작했죠. 휠체어를 탈 때 별도의 잠금장치를 사용할 필요 없이, 사용자의 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 순 없을까 했죠.
낙상방지 휠체어
Q. 낙상 방지 휠체어는 어떤 제품인가요?
휠체어를 탄 사용자가 이동할 경우에만 브레이크가 풀리도록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이동 시 안전 바를 내리게 되면 움직이고, 안전 바를 올리면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서 낙상뿐만 아니라 부주의로 인한 추락을 차단해줍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작동 방법도 간편합니다.
Q. 낙상 방지 휠체어의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세발자전거에 안전 벨트가 있잖아요. 그걸 보고 휠체어에 벨트를 달아 보는 건 어떨까 싶었어요. 벨트를 묶으면 휠체어가 움직이게 만들고, 벨트를 풀면 휠체어가 멈출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런데 벨트는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사용자가 직접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안전 바와 안전 발판을 결합한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휠체어 상용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유모차 제품도 상용화를 계획하는 등 바퀴 달린 제품이라면 어디에라도 적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국내 휠체어 업계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시장이 협소합니다. 2013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는 2조 4천억 원, 국내 기준 30억 규모의 시장인데요. 저렴한 중국 시장에 밀려 그마저도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였습니다. 2015년 모의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 1등을 한 후 실제 크라우드펀딩에서 1억 3000만 원을 지원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감사했는데, 네오스프링으로부터 15억 투자를 받고 나니 더 이상 지체할 수 없겠더라고요. 만들어보기로 결심을 한 거죠.
지금은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의 협력 업체와 갈등이 있어, 부품 공급이 많이 미뤄진 상황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부품을 구입해 판매할 수 있지만, 휠체어 단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계획은 중국 외에 베트남이나 동남아 지역의 협력 업체를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Q. IT 업계에서 일하다가, 제조업에 뛰어든다는 게 생각처럼 쉽진 않았을 거 같아요.
우연한 기회에 저렴한 가격에 공장을 임대할 수 있었어요. 제품의 취지를 알고 주변 분들이 지원해준 덕이었어요. IT 업계에서는 사업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제조업과는 수익을 내는 방식부터 완전히 다르죠. 디자인이나 서비스로 평가받는 것과 달리 생산 원가, 제품 단가도 알아야 하고, 생산에 필요한 기계가 무엇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공부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어요. 제품을 내가 꼭 만들 필요가 있을까 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이걸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란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개인 특허 23개를 비롯해,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지속적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데 힘썼다. /p>
Q. 창업을 진행하면서 전환점이 된 사건이 있을까요?
아이디어 하나로 문을 두드렸던 창조경제타운에서 우수 아이디어에 선정되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까지 수상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휠라인에서 시제품을 만들어줬을 때만 해도 얼떨떨했습니다. 창조경제타운의 우수 아이디어에 선정된 다음 제품을 직접 들고 노인정, 요양원 등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모이는 곳에 찾아갔던 일이 있습니다. 막연히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만 하다가 실제 사용하는 분들의 피드백을 받으니 ‘필요한 제품’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와이비소프트 연혁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동남아 지역까지 고려해 협력 업체를 선정한 후에 성공적으로 양산을 진행해 제품을 알리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널리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또한 앞으로 100년 넘게 사랑받는 제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휠체어는 지난 100년 동안 디자인과 기능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할 만큼 제품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제품도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랫동안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Q. 창업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자신의 사업이 정말 가능성 있고, 잘 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사업 아이템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모든 것이 완성된 다음 보여주려고 하면 이미 시장에 유사한 제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서 피드백도 받고, 사업 조언도 받아보면서 잘못된 점은 고쳐 나가는 과정이 없다면 자기 생각에 그치게 되니까요.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회사명 | 와이비소프트 |
업종 | 제조업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홍죽일반산업단지 |
수익모델 | 휠체어 제조 및 판매 |
창업인원 | 1명 |
종업원수 | 13명 |
준비기간 | 8개월 |
글, 사진 │정은주 기자(jej@qubridge.com)
[ⓒ 산업정보포털 idb.imarke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